출발 : 2003년 4월24일 도착 : 2003년 11월 27일 (총 2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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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18일정말 오랜만에 인사드리네요. 그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요.사장을 하고 싶다던 우리 반쪽, 드디어 회사를 하나 차렸네요.^^덕분에 저도 다시 일을 시작했구요. 여행에서 돌아온지 벌써 4년 2개월.그때 쌓은 마일리지로 올봄엔 베트남을 다녀올까 한답니다.... - 이쁜 아메바 mingk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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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에서 가장 당황한 것이 바로 화장실이다. 물론 숙소의 화장실은 우리와 똑같다. 그러나, 식당이나 다른 공공장소의 화장실은 정말 사람을 당황시킨다. 그리고, 잉카트레일 때 묵는 호스텔의 화장실도… 처음 리마의 버스 터미널에서.. 화장실을 가려니 돈을 받는다. 0.5솔, 우리 돈으로 200원이 좀 안 된다. 그래도 돈을 받으니 깨끗하겠지… 3칸 중 2칸은 사람이 있다. 남은 한칸에 가니 변기 시트가 없다. 무슨 말인지 알겠지? 변기 뚜껑도 없고, 시트도 없고… 시트가 떨어졌나 보다. 다른 칸 사람이 나왔다. 어? 여기도 떨어졌네? 마지막 칸 사람이 나올 때까지 한참을 기다렸다. 그 동안 여러 사람들이 왔다 갔다. 그들은 너무도 자연스럽게 다른 칸을 이용하고 나간다. 그 모습이 날 더 당황스럽게 한다. 여기는 혹시? 드디어 사람이 나왔다. 역시나… 다 없다. 이럴 수가… 자연스러운 사람들의 모습에서 난 결론을 내렸다. 이곳 화장실은 원래 이렇군…. 상상이 잘 안되겠지만, 다리에 힘을 주고 (흔히들 기마 자세 라고 한다.) 어찌 어찌 볼일을 보고 나왔다. 이 화장실은 페루에 있는 내내 우릴 괴롭혔다. 가끔은 제대로 된 식당을 만나기도 했지만, 크고 좋아보이는 식당 화장실도 덩그러니 그것만 놓여 있다. 도대체 여기 사람들은 어떻게 일을 보는 거지? 작은 일을 볼 땐 그래도 괜찮다. 허벅지에 힘을 주면서 동시에 엉덩이에 힘을 주는 것이 얼마나 힘든 지 안 해본 사람은 모른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버스, 기차 안의 변기는 제대로 갖춰져 있다는 것… 매일 두 번씩, 아침 저녁으로 큰일을 보던 나의 반쪽, 군대 신참 시절에도 변함없이 두 번씩 큰일을 봤다는 완벽한 생체 리듬이 이 곳 페루에서 완전히 깨져버렸다. 완벽한 생체 리듬에 대한 자부심과 하루 두 번, 배설의 쾌감을 낙으로 삼고 있던 반쪽은 무너진 생체 리듬에 크게 상심한 듯 하다. 그렇게 상심에 젖어 있던 며칠 후 결국 대안을 찾아내고 쾌재를 부르며 또 다시 잃었던 쾌감을 향한 의욕을 불태우며 휴지를 들고 용감하게 화장실로 들어 갔다. 첫번째 대안 이었던 기마 자세의 문제점은 시간이 길어질 경우 고통스러워 진다는 것과, 큰 것을 볼 때 허벅지에 힘을 줌과 동시에 엉덩이에 힘을 주어야 하므로 힘을 주다 지쳤을 때 기댈 곳이 없다는 것이다. 이런 것을 보완하기 위해 일단 큰 휴지 뭉치를 가지고 들어간 반쪽은 변기의 윗부분을 깨끗이 닦은 후 휴지 뭉치를 변기의 오른쪽 혹은 왼쪽 앞 부분에 걸친 후, 그곳에 허벅지를 고이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기마 자세에서 허벅지를 변기에 한쪽에 붙인 후 볼일을 보게 된다. 기마 자세보다 훨씬 안정적인 자세를 취할 수 있다. 물론 이 자세를 취할 경우 한쪽으로 치우쳐 정 조준이 힘들다는 문제점을 제기 할 수도 있겠으나, 결정적인 순간 일시적으로 원래의 기마 자세로 돌아가면 무사히 정 조준을 성공 시킬 수 있다. 이때 한가지 주의 할 점이 있는데 변기에 고인 휴지를 잘못 다루어 변기 안으로 빠뜨릴 경우 큰 낭패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상기의 설명이 잘 이해가 안가는 사람은 휴지를 들고 화장실로 가서 변기 시트를 올리고 직접 실험을 해 보면 쉽게 이해 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배설의 쾌감을 느끼는데 성공한 반쪽은 얼굴에 화색이 돌아왔다. 페루를 여행하며 떠오른 생각 하나. 방수천으로 포터블 변기 시트를 만들어 여행객들에게 팔면 정말 잘 팔리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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