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 2003년 4월24일 도착 : 2003년 11월 27일 (총 218일)
::: Where are we? ::: 아시아 대한민국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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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18일정말 오랜만에 인사드리네요. 그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요.사장을 하고 싶다던 우리 반쪽, 드디어 회사를 하나 차렸네요.^^덕분에 저도 다시 일을 시작했구요. 여행에서 돌아온지 벌써 4년 2개월.그때 쌓은 마일리지로 올봄엔 베트남을 다녀올까 한답니다.... - 이쁜 아메바 mingk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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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음 어제 저녁 몸살 증세를 보이던 아메바가 정상으로 돌아왔다. 아마도 더운 여름날 마드리드를 하루 종일 걸어 다니다 더위를 먹었던 것 같다. 몸살 증세를 보이며 힘들어 하는 아메바를 텐트 안에 매트만 깔고 재우는 것이 너무 미안했는데, 다행히 아침엔 아메바가 다시 씩씩해졌다. 해열제 한 알과 좋아하는 요구르트 두어 개가 전부 였는데…… 긴 여행을 힘든 기색도 없이 잘 따라 다니는 아메바가 너무 자랑스럽다. 든든히 아침을 챙겨먹고 톨레도 시내로 출발했다. ‘톨레도’(Toledo)는 1560년 수도가 마드리드로 옮겨지기 전까지 1천년동안 스페인의 정치적 중심지였던 곳이라 한다. 도시는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문화 유산에 등록될 정도로 잘 보존되어 있다고 한다. 톨레도는 ‘성으로 이루어진 도시’라는 의미다. 차를 타고 톨레도에 가까워지자 멀리부터 성벽의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도시 입구의 비사그라 성문을 지날 땐 그 의미를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된다. 유럽 여행을 하면 어느 도시를 가든 대성당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기 마련이다. 번성했던 카톨릭의 증거인 성당은 수많은 유적 중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곳 스페인에서는 그런 것이 하나 더 있다. 다름아닌 ‘알카자르’(Alcazar), 성채를 의미하는 알카자르는 스페인의 많은 도시에서 볼 수 있었다. 우리의 생각으론 이슬람 지배의 영향인 것 같다. 그리고 알카자르는 군사적 이유로 인해 대부분 도시의 가장 높은 언덕에 자리하고 있었다. 톨레도에서 처음으로 간 곳도 알카자르, 세르반데스 언덕 위에 세워진 성채로 원래는 3세기경 로마 총독의 관저였다고 한다. 그러던 것이 이후 이민족의 침입과 이슬람의 지배 등을 거치며 고딕과 무데하르 양식이 섞인 건축물이 되었다고 한다. 내부 수리로 인해 아쉽게도 들어가 보진 못하고, 오랜 세월이 느껴지는 성채의 외곽만 돌아볼 수 있었다. 알카사르를 지나 도시 중앙의 광장에 도착했다. 작은 도시 규모를 말해주듯 중앙의 광장임에도 불구하고 규모가 꽤 작다. 대신 아기자기하고 아름다운 건물들은 옛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었다. 광장으로부터 이어지는 좁은 길을 따라가니 그리 오래지 않아 대성당이 나타난다. 스페인 카톨릭의 총본산으로 여겨지기도 했던 성당은 외관도 아름답고 규모면에서도 다른 도시의 성당 못지않다. 하지만 좁은 골목길과 다른 건물들로 둘러싸인 성당의 주변은 이전의 성당들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그리고 도시의 대부분의 도로들이 옛모습 그대로인 탓에 좁게 이리 저리 얽혀 있었다. 성당을 지나 천천히 걸어서 돌아도 그리 오랜 시간 걸리지 않는다. 그리스 태생의 유명 화가 ‘엘 그레코’의 집과 박물관, 그리고 엘 그레코의 최고 걸작이 있어 유명하다는 산토 토메 성당 등을 돌아 보았다. 다 들어가 보기에는 비용도 시간도 감당이 되질 않아 주로 외관만 구경한 것, 그래도 옛모습을 간직한 좁은 골목길을 돌아 다니는 것이 제법 운치가 있어 즐겁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들린 곳은 마을 끝의 작은 유대교 성전(Synagogue), 처음으로 들어가보는 ‘시나고그’였다. 이전의 몇몇 도시에서도 본적이 있긴 했지만 이교도에게 다소 폐쇄적인 유대교의 특성 탓인지 일반인들에게 개방된 곳은 처음이었다. 입구에 들어서자 관리인이 입장료를 받는데, 성전에서 입장료를 받는 것이 다소 어색하게 느껴진다. 성전의 문을 열고 들어서자 그리 크지않은 내부가 한눈에 들어온다. 내부에는 아무런 장식물도 없고 천정과 성전의 제단 쪽에만 유대교 특유의 문양으로 정성스럽게 치장 되어있다. 성전의 규모도 작고 전체적인 느낌도 소박하다. 가끔 뉴스를 통해 보아왔던 유대인들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별로 긍정적이지 않다. 하지만 성전에서 느껴지는 소박하고 깨끗한 분위기는 그들의 신실한 신앙심만은 느끼게 해준다. 성전을 나와 관리인에게 지금도 쓰이는 성전인지를 물었다. 관리인에 의하면 15세기 말 유대인들이 추방된 이후 사용되지 않았으며, 지금은 시에서 유적지로 관리한다고 하였다. 그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한편으로 어이없어진다. 수세기전 유대인들은 모두 추방되어 한 사람도 남아 있지 않고, 그들의 신을 모시던 신성한 성전은 이교도들이 관리하며 여타 관광지처럼 돈을 받고 입장시키고, 또 다른 이교도인 관광객들이 유대인의 성전을 구경하기 위해 돈을 지불하고 들어가는 것이다. 유대인들이 어떤 느낌으로 이곳을 볼지 궁금해진다. 15세기 스페인에 카톨릭이 번성하던 시기, 유대인 추방령으로 스페인엔 유대인이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고 한다. 유럽 여러 곳에 남아 있는 유대인에 대한 박해의 흔적들을 보면 측은한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런 박해의 역사를 거치고도, 살아 남기 위해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박해하는 그들을 보면 답답한 생각이 든다. 해결책도 없어 보이고…… 뜨거운 햇빛을 받으며 차는 다시 출발했다. 다음 목적지인 그라나다(Granada)를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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