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 2003년 4월24일 도착 : 2003년 11월 27일 (총 218일)
::: Where are we? ::: 아시아 대한민국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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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18일정말 오랜만에 인사드리네요. 그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요.사장을 하고 싶다던 우리 반쪽, 드디어 회사를 하나 차렸네요.^^덕분에 저도 다시 일을 시작했구요. 여행에서 돌아온지 벌써 4년 2개월.그때 쌓은 마일리지로 올봄엔 베트남을 다녀올까 한답니다.... - 이쁜 아메바 mingk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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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음 아키텐(Aquitain), 어제 지나온 보르도를 포함해 오늘 머물고 있는 ‘아카손’에서 시작, 그 아래 ‘비아리츠’(Biarritz)까지 이어지는 서부 해안을 포함한 지역의 명칭이다. 이곳은 우리가 가진 가이드북에도 나와 있지 않고 한국 여행객들에게도 비교적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곳, 그런데도 우리가 이곳에 온 것은 파리에서 만난 한국인 가이드의 적극적인 추천 때문이었다. 이 지역 해변은 프랑스의 이름난 휴양지일 뿐만 아니라 해변을 따라 있는 커다란 모래언덕이 제법 볼만하다고 꼭 가보라 한 곳이었다. 어제는 시간이 늦어 산책 삼아 해변의 모래사장을 그저 둘러보기만 했고, 오늘은 모처럼 만에 바다에서 물놀이를 하려고 해변으로 향했다. 브라질 리오의 꼬빠까빠나 이후, 거의 한달 만에 바다에 들어가는 것에 아메바는 아주 신이 나있다. 해변의 모래도 곱고 물도 상당히 깨끗하다. 그리고 바닷속이 아주 편하다. 바닥은 고운 모래로 계속 이어지고, 제법 멀리까지도 수심이 깊지 않은 것이 물놀이를 하기에는 아주 그만이었다. 특히, 수영을 잘 못하는 우리가 놀기에는 안성맞춤이었다. 특이한 것은 해변의 분위기가 상당히 보수적(?)이라는 것이다. 우선, 여자들의 수영복이 원피스인 경우가 절반 가까이나 된다. 대부분 비키니 차림인 유럽의 다른 해변과 비교하면 특이한 일이다. 그 다음은 일광욕을 즐기는 여자들의 차림이 남자들과 다르다(?)는 것, 그 동안 유럽의 해변에서 본 상당수의 여자들은 일광욕을 할 때의 옷차림에서 남자들과 차이가 없었다. 수영복을 하의만 착용한다는 것이다. 아마도 썬탠을 한 뒤 상체에 수영복 자국이 남지 않도록 하기 위함인 것 같다. 처음엔 그 모습이 익숙치 않아 약간 당황했지만 익숙해진 후엔 자연스럽게, 그리고 즐겁게(?) 그 모습을 보곤 했었다. 그런데 이곳에선 그런 모습이 별로 보이질 않는다.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 대부분이 가족 단위라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상당히 특이한 경우이다. 보수적인(?) 이곳 사람들의 차림새가 실망스럽긴 했지만 한 시간가량의 물놀이는 한낮의 더위를 잠시나마 잊게 해주었다. 상쾌한 기분으로 다시 출발, 해안가를 따라 파리의 가이드가 이야기 하던 모래 언덕을 찾아 나섰다. 한동안 차를 달리는데 언뜻 해변쪽의 숲 사이로 모래 언덕이 눈에 들어온다. 주변 캠핑장 주차장에 잠시 차를 세우고 모래 언덕을 찾아 나섰다. 그리 넓지 않은 숲을 지나자 이내 엄청난 규모의 모래 언덕이 나타난다. 해변의 한쪽을 차지한 그저 커다란 모래 언덕일 것으로 생각한 우리의 생각은 완전히 빗나갔다. 모래 언덕의 높이는 거의 5,60m가 넘어보였고, 게다가 언덕의 경사도 심해 비탈을 오르는데 살짝 겁이 날 정도였다. 겁을 잔뜩 집어먹은 아메바는 내 뒤를 따라 가까스로 정상에 다다랐다. 정상에 올라서자 바다쪽으로부터 모래 바람이 세게 불어 온다. 잠시 숨을 고른 뒤, 바다쪽을 내려다 보았다. 정상에서 주변을 둘러본 순간, 우리 둘은 동시에 감탄의 소리를 내뱉었다. 좌우로 길게 뻗은 모래 언덕, 그리고 정상에서 본 언덕의 높이는 방금 전 올라올 때 생각했던 것보다도 훨씬 높아, 100여 m는 족히 되 보였다. 언덕이라기보다는 산이라 해야 할 것 같았다. 곱고 하얀 모래 언덕은 멀리 보이는 푸른 바다색, 그리고 언덕위로 이어지는 시원한 하늘색과 잘 어우러져 있었다. 아래로 보이는 확 트인 바다로 달려 가고 싶은 충동이 들었지만 올라올 때 힘들 것을 생각해 스스로를 진정시켰다. 그리고 잠시 뒤, 돌아가기 위해 발길을 돌리던 우리는 언덕의 또 다른 반대편 모습에 한번 더 감탄사를 내뱉어야 했다. 좀 전에 우리가 지나왔던 지역은 작은 숲이 아니었다. 눈앞에 보이는 지역 전체가 커다란 소나무들로 가득찬 광대한 소나무 숲, 그 자체였다. 그 사이로 난 길을 차를 타고 달리느라 잘 몰랐을 뿐, 실제로는 소나무 숲 속을 달리고 있었던 것이다. 100여 m 정상의 모래 언덕을 중심으로 한쪽엔 푸른 바다가, 그리고 다른 한편엔 소나무 숲이 길게 이어지는 모습은 사람의 가슴을 시원하게 해주는 그런 광경이었다. 언덕의 정상에 머문 시간은 10여분 남짓, 하지만 그 여운은 상당히 길게 남는다. 시원해진 가슴으로 다시 차를 몰고 남쪽으로 내려간다. 스페인과 프랑스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피레네 산맥을 넘기 위해…… 한마디 더: 나중에 확인한 바에 의하면 우리가 보았던 모래 언덕은 ‘The Pyla Dune” (Dune Du Pyla)이라 불리는 곳으로, 그 길이가 2.7 Km에 이르고 높이는 60m에서 100여m 사이로 가장 높은 곳은 117m로 유럽에서 가장 높은 모래 언덕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 앞의 소나무 들은 100여년 전부터 심어진 것으로 면적은 약 100만 헥타르 정도 된다고 한다. 여행을 하다 보면 간혹, 생각지도 않았던 곳에서 좋은 경치를 만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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